무선이 느려서 랜선을 꽂았는데 속도가 94Mbps 근처에서 멈춥니다. 요금제는 1Gbps인데 말이죠. 이 숫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100Mbps 연결의 실제 최대치가 딱 그 정도입니다. 즉 회선이 느린 게 아니라, 어딘가에서 연결이 100Mbps로 맺어진 겁니다.
기가비트 이더넷(1000BASE-T)은 랜케이블 안의 네 쌍(8가닥)을 모두 씁니다. 반면 100Mbps(100BASE-TX)는 두 쌍만 있으면 동작합니다. 그래서 케이블 한 쌍이 끊어지거나 애초에 두 쌍만 결선된 케이블을 쓰면, 연결이 실패하는 게 아니라 조용히 100Mbps로 내려앉습니다. 겉으로는 인터넷이 잘 되니까 원인을 찾기 어렵습니다.
와이파이 속도가 느릴 때에서 "고정 기기는 랜선으로 연결하세요"라고 했는데, 그 랜선이 제 속도를 내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0. 먼저 링크 속도를 확인하세요
속도 측정 사이트보다 이게 정확합니다. 측정 사이트는 회선·서버·혼잡도가 섞인 결과지만, 링크 속도는 내 기기와 공유기가 몇 Mbps로 악수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Windows 11
설정 → 네트워크 및 인터넷 → 이더넷에서 링크 속도(송신/수신) 항목을 봅니다. 여기가 100/100(Mbps)면 원인이 확정된 겁니다. 1000/1000(Mbps)이면 케이블은 정상이고 다른 문제입니다.
명령어로 보려면 PowerShell에서 다음을 실행합니다.
Get-NetAdapter | Select-Object Name, Status, LinkSpeed
macOS
시스템 설정 → 네트워크 → 이더넷 → 세부사항 → 하드웨어에서 속도를 확인합니다. 자세한 경로는 Apple의 Mac 네트워크 설정 안내에 정리돼 있습니다.
공유기 관리자 페이지
대부분의 공유기는 각 LAN 포트의 연결 속도를 보여줍니다. 어느 포트가 100Mbps로 잡혔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편합니다.
링크 속도가 1000Mbps인데 측정 속도만 낮다면 케이블 문제가 아닙니다. 통신사 회선, 공유기 성능, 또는 측정 환경을 봐야 합니다.
1. 랜케이블 규격 한 장 정리
| 규격 | 최대 속도 | 거리 | 2026년 기준 평가 |
|---|---|---|---|
| CAT5 | 100Mbps | 100m | 교체 대상 |
| CAT5e | 1Gbps | 100m | 가정용으로 충분 |
| CAT6 | 1Gbps / 10Gbps | 100m / 55m | 가정용 권장 |
| CAT6A | 10Gbps | 100m | 10G 장비를 쓸 때 |
| CAT7 | 10Gbps | 100m | 아래 설명 참고 |
| CAT8 | 25~40Gbps | 30m | 데이터센터용. 가정에선 불필요 |
집에서 쓸 거라면 CAT5e나 CAT6면 끝입니다. 1Gbps 요금제에는 CAT5e로 충분하고, 나중을 생각해 CAT6를 사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CAT7과 CAT8은 사지 마세요. 특히 CAT7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CAT7은 원래 RJ45가 아닌 다른 커넥터(GG45, TERA)를 쓰도록 정의된 규격입니다. 그런데 시중에 파는 "CAT7 랜케이블"은 대부분 RJ45 커넥터를 달고 나오는데, 이건 규격상 정식 CAT7이 아닙니다. 가격은 더 비싼데 일반 가정용 기가 환경에서 CAT6 대비 체감 차이는 없습니다. CAT8도 마찬가지로 30m 이내 데이터센터 단거리용이라 집에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2. 케이블에 뭐가 적혀 있는지 확인하세요
랜케이블은 옆면에 규격이 인쇄돼 있습니다. 케이블을 펴서 글씨를 찾아보세요.
CAT5E,CAT.5E,CATEGORY 5E→ 기가 가능CAT6,CATEGORY 6→ 기가 가능CAT5,CATEGORY 5(E 없음) → 100Mbps까지만. 교체 대상- 아무것도 안 적혀 있음 → 출처 불명. 의심해 볼 만함
집에 굴러다니는 오래된 랜선, 예전 셋톱박스나 공유기에 딸려 온 케이블은 CAT5인 경우가 꽤 있습니다. 2010년 전후에 받은 케이블이라면 확인해 보세요.
3. 100Mbps에 묶이는 진짜 원인들
링크 속도가 100Mbps로 잡혔다면 아래를 순서대로 의심합니다.
케이블 규격이 낮음 — 위에서 본 CAT5 이하. 가장 흔합니다.
케이블 내부 가닥이 끊어짐 — 문틈에 끼거나 의자 바퀴에 눌리거나 심하게 꺾인 자리에서 내부 구리선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네 쌍 중 한 쌍만 끊겨도 기가에서 100Mbps로 내려갑니다. 겉보기에 멀쩡해도 그렇습니다.
커넥터(RJ45) 접촉 불량 — 투명한 커넥터 안쪽을 들여다보면 구리선 8가닥이 보입니다. 색 순서가 어긋났거나 한 가닥이 끝까지 안 들어가 있으면 문제입니다. 플라스틱 걸쇠가 부러진 케이블도 접촉이 불안정합니다.
포트가 100Mbps 전용 — 저가 공유기나 통신사 기본 공유기 중에는 WAN은 기가인데 LAN 포트 일부만 100Mbps인 모델이 있습니다. 제품 스펙에서 "기가비트 4포트"인지 확인하세요. 다른 포트에 꽂아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기기의 랜카드가 구형 — 오래된 노트북이나 미니 PC는 유선 랜이 100Mbps까지만 지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케이블을 바꿔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USB 3.0 기가비트 랜 어댑터를 쓰면 우회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 모뎀·단자함 배선 — 벽에 매립된 배선이 CAT5이거나 두 쌍만 결선된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에서 방마다 랜 단자가 있는 구조라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공유기 바로 옆에서 짧은 케이블로 시험해 보면 구분됩니다. 벽 배선이 원인이면 통신사나 관리사무소에 문의해야 합니다.
4. 30초 만에 범위 좁히기
원인을 하나씩 바꿔가며 확인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 다른 케이블로 교체 — 속도가 오르면 케이블 문제입니다.
- 공유기의 다른 포트에 꽂기 — 포트 하나만 문제일 수 있습니다.
- 다른 기기를 같은 케이블·포트에 연결 — 기기 쪽 랜카드 문제인지 갈립니다.
- 공유기 바로 옆에서 짧은 케이블로 연결 — 벽 배선을 건너뛰고 시험합니다.
이 네 가지면 케이블·포트·기기·벽배선 중 어디가 범인인지 거의 확정됩니다.
5. 케이블 고를 때 주의할 것
CCA는 피하세요. CCA(Copper Clad Aluminum)는 알루미늄에 구리를 입힌 저가 케이블입니다. 순동(Bare Copper)보다 저항이 크고 잘 부러집니다. 규격상 이더넷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데도 싸게 팔립니다. 제품 설명에 순동, 단선/연선, Bare Copper라고 명시된 걸 고르세요. 가격이 유난히 싸면 대개 CCA입니다.
납작(플랫) 케이블은 짧게만. 꼬임 구조가 일반 케이블과 달라 간섭에 약합니다. 문틈이나 카펫 아래로 지나가야 해서 어쩔 수 없다면 짧은 구간에만 쓰세요.
길이는 넉넉하게, 하지만 과하지 않게. 규격상 100m까지 가능하니 가정에서 길이가 문제 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남는 케이블을 동그랗게 말아 묶어 두는 것보다는 적당한 길이를 사는 편이 낫습니다.
차폐(STP)는 대부분 불필요합니다. 공장이나 전자기 간섭이 심한 환경용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비차폐(UTP)로 충분하고, 차폐 케이블은 접지가 제대로 안 되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6. 2.5G나 10G로 올릴 필요가 있나요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아닙니다.
- 국내 가정용 인터넷 요금제는 대개 1Gbps가 상한선입니다. 회선이 1Gbps면 2.5G 장비를 깔아도 인터넷 속도는 그대로입니다.
- 의미가 생기는 경우는 집 안 기기끼리 대용량 파일을 자주 주고받을 때입니다. NAS에 영상 원본을 넣고 꺼내 쓴다면 2.5G가 체감됩니다.
- 2.5G를 하려면 공유기, 기기 랜카드, 스위치가 모두 2.5G를 지원해야 합니다. 하나라도 1G면 전체가 1G로 동작합니다.
- 케이블은 CAT5e도 짧은 거리에서는 2.5G가 나오는 경우가 많고, CAT6면 여유롭습니다. 케이블부터 바꿀 일은 아닙니다.
공유기 교체를 고민 중이라면 와이파이 공유기 추천 2026에서 포트 규격을 함께 확인하세요.
7. 유선인데도 기가가 안 나올 때
링크 속도는 1000Mbps인데 측정 결과가 낮다면 케이블 밖의 문제입니다.
- 측정 환경: 다른 기기의 다운로드, 클라우드 동기화, TV 스트리밍을 멈추고 다시 재세요. 측정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속도측정 같은 공신력 있는 곳을 쓰는 편이 좋습니다.
- 기가 회선이 맞는지: 요금제를 확인하세요. "광랜"이 항상 1Gbps는 아닙니다. 100Mbps 상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 공유기 성능: 저가 공유기는 기가 포트를 달고도 실제 처리량이 700~800Mbps 수준에서 막히기도 합니다.
- PC 설정: 백신의 네트워크 검사, VPN, 오래된 랜 드라이버가 속도를 깎을 수 있습니다. 제조사 사이트에서 드라이버를 최신으로 맞춰 보세요.
- 유선 구간 자체를 더 파고들려면 Microsoft의 네트워크 성능 튜닝 문서가 참고가 됩니다. 다만 일반 가정에서 여기까지 갈 일은 드뭅니다.
체크리스트
- 링크 속도가 100인지 1000인지 먼저 확인
- 케이블 옆면 인쇄 확인 (CAT5 → 교체)
- 다른 케이블로 교체해 비교
- 공유기의 다른 LAN 포트에 꽂아 비교
- 다른 기기를 같은 케이블에 연결해 비교
- 공유기 바로 옆 짧은 케이블로 벽 배선 건너뛰어 시험
- 공유기 LAN 포트가 전부 기가인지 스펙 확인
- 새로 살 땐 CAT5e·CAT6, 순동 표기 확인
핵심 정리
유선인데 100Mbps만 나온다면 회선이 아니라 연결이 100Mbps로 맺어진 것입니다. 기가비트는 케이블 네 쌍을 모두 써야 하는데, 한 쌍만 문제가 생겨도 연결이 끊기는 대신 조용히 100Mbps로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확인 순서는 간단합니다. 링크 속도를 먼저 보고, 100이면 케이블 → 포트 → 기기 → 벽 배선 순으로 하나씩 바꿔가며 비교하세요. 새로 산다면 CAT5e나 CAT6, 순동 제품이면 충분합니다. CAT7이나 CAT8은 가정에서 돈만 더 쓰는 선택입니다.








